언론보도 “살아있는 세포 프린팅해 환자 맞춤 인공장기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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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CH 교수팀, 바이오프린팅, 오가노이드 연구로 세계 선도바이오프린팅 융합연구로 과학 패러다임 바꾸다
이 기술은 이제는 먼 미래 얘기가 아니다. 이미 2013년 미국 바이오프린팅 업체인 오가노보(Organovo)가 인공 간을 제작했고, 2016년 중국 레보텍이 원숭이의 지방층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로 인공혈관 제작에 성공했다. 같은 해 국내에서도 POSTECH(포항공과대학교)이 최초로 인공 근육을 제작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처럼 미국, 중국 등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3D 바이오프린팅을 통해 인공장기를 생산하려는 움직임은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POSTECH은 국내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인공장기 개발 분야의 선두주자로 손꼽힌다. 조동우 POSTECH 기계공학과 교수가 국내 미개척 분야였던 3D 바이오프린팅 시장의 기반을 닦았고, 그 뒤를 이어 장진아 교수 등 후배 연구자들이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신근유, 정성준 교수 또한 오가노이드 개발에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접목하며 신산업의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바이오프린팅으로 연결돼 각자의 영역에서 융합을 꾀하며 '혁신'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그들을 만나 바이오프린팅 기술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3D 바이오프린팅 공정 기반 닦았죠"···바이오잉크 재료 개발해 온 '장진아 교수'
조동우 교수와 함께 3D 바이오프린팅 분야를 개척해 나가고 있는 장진아 교수 <사진 = POSTECH 제공>
조동우 교수의 뒤를 이어 3D 바이오프린팅 분야에서 거대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장진아 교수 역시 국내 3D 바이오프린팅 분야의 개척해나가는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가 생각하는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의 현재 역할은 간이나 췌장 등의 조직과 장기 자체를 만들어 완전하게 기존 장기를 대체한다는 개념보다는 그것들의 일부 기능을 복원해 이식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을 적어도 5년에서 10년 정도 늘려줄 수 있는 '중간자'의 역할이다.
2010년 대학원을 진학하며 조동우 교수와 함께 '리더연구자지원사업'을 통해 바이오프린팅 연구를 본격 시작한 장 교수가 가장 먼저 한 일은 3D 바이오프린팅의 공정개발이었다.
신장조직이나 각막 등 어느 하나의 장기를 타겟팅 해 프린팅하겠다는 목표를 세울 때, 돼지에서 유래한 조직을 사람 세포와 혼합하게 되는데 이때, 돼지 세포들을 제거해 나가는 탈세포화 과정을 통해 프린팅이 가능한 상태로 만든다. 기존 바이오프린팅 재료로 뽑히는 콜라젠, 알긴산은 단일재료로 세포가 좋아하는 환경이 한가지라면 이처럼 탈세포화 된 재료들은 세포가 좋아하는 환경이 수천, 수백 개가 섞인 혼합물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탈세포화 된 재료들을 인체에 적용하게 되면 더 많은 종류의 성장인자를 오랜 기간 체내에서 지속적으로 배출할 수 있도록 조직이나 장기의 기능을 온전히 복원하거나 강화시켜줄 수 있다. 다시 말해, 기존 바이오프린팅 재료보다 성능이 뛰어나고 기능을 잘 할 수 있는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도록 탈세포화를 통한 프린팅 재료로 만드는 '환경'을 만드는 연구인 것이다.
HGF-eMSC를 사용한 BM-MSC의 체내 프라이밍의 기본 메커니즘에 대한 개념도 <이미지 = POSTECH 제공>
장 교수는 "바이오잉크가 예전에는 제한된 소재로만 만들어져 바이오프린팅에서 한정된 재료로만 사용됐는데, POSTECH의 연구는 조직이나 장기가 인체에서 더욱 잘 적응하고 분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다양한 바이오잉크 재료를 개발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3D 바이오프린팅 연구를 시작한 이래 장 교수는 연골, 지방, 심장에서 출발해 인체 대부분의 조직과 장기를 탈세포화 과정을 거치며 바이오프린팅 공정을 테스트 및 개발해왔다. 흔히 말해 손톱과 발톱을 제외한 모든 인체 조직을 프린팅하며 연구해 온 셈이다.
아쉽게도 이미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규제가 완벽하게 준비돼있지 않아 임상에 직접적으로 적용된 사례는 극히 일부다. 이에 장 교수는 병원, 기관, 기업과 협업으로 임상 규제에 관련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발된 기술이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중간매개 역할을 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면서 "이런 것에 보람을 느끼며 실생활에 적용될 수 있도록 상용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잉크를 활용한 인체조직의 프린팅 기술의 수준도 아직까지 손톱 사이즈에 불과하다. 장 교수는 이 또한 조금씩 그 영역을 넓히면서 미래에는 조직과 장기 자체의 이식을 바라보고 있다.
장진아 교수는 "바이오잉크를 적용한 소재를 임상에 적용될 수 있다고 한다면, 진입부터 3년 이내에는 충분히 임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라면서 "현재는 일부 기능의 도움을, 머지않은 미래에는 전체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장기를 프린팅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암 이질성 분석해 환자 맞춤형 시대로 '성큼'···독보적 잉크젯 바이오프린팅 개척자 '정성준 교수'
잉크젯 바이오프린팅의 개척자로 세계적인 입지를 자랑하는 정성준 교수 <사진 = POSTECH 제공>
신근유 교수는 오가노이드 대가, 조동우 교수와 장진아 교수는 3D 바이오프린팅의 개척자라면 정성준 교수는 잉크젯 바이오프린팅의 개척자로 바이오프린팅 분야에서 전 세계적인 입지를 가지고 있다.
전자 회사에서 잉크젯 프린터 개발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프린팅 관련한 외길 연구를 해오고 있는 정 교수는 현재 바이오프린팅 분야와 더불어 전자소자와 회로를 프린팅기술로 구현해내는 인쇄전자 분야, 그리고 이 둘을 다시 융합한 바이오인쇄전자 및 센서 분야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암의 정확한 진단과 맞춤형 의료를 위해서는 암세포 간 유전적 이질성을 정확하게 평가해 활용하는 방법이 매우 중요한 문제로 정성준 교수는 잉크젯 세포 프린팅 방식을 이용해 방광암 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이용한 암 이질성을 분석하는 연구를 최초로 수행했다.
고정밀 잉크젯을 이용해 환래 유래 암세포를 정밀하게 각 웰 당 단일 세포가 배치되도록 프린팅하여 오가노이드 형태의 방광암 종양 모델을 제작하고 이를 이용해 암의 이질성과 항암제 효과를 검증함 <이미지 = POSTECH 제공>정 교수가 독자적으로 개발해오고 있는 잉크젯 기반 바이오프린팅은 세포 하나하나를 개별적으로 조절해 빠르고 정확히 원하는 곳에 위치시킬 수 있다. 세포 이외에도 세포배양액이나 콜라젠 등의 여러 바이오 물질들도 함께 토출이 가능하고 이것을 대면적 3차원으로 패턴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생명공학 분야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가 개발한 잉크젯 바이오프린팅은 세포 하나를 하나의 'well' 중심에 정확하게 임베딩(Embedding) 시킴으로써 암 이질성을 평가하는 연구, 2종 이상의 다양한 세포를 원하는 디자인으로 2D 또는 3D로 패턴화해 세포 간의 작용을 연구, 원하는 인공조직을 만드는 연구 등이 가능하다.
특히, 그는 실제 환자에서 유래된 암세포를 잉크젯 방식으로 정밀하게 프린팅해 각각을 암 오가노이드로 성장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단백질 및 유전자 발현을 정량적으로 측정하여 이질성을 분석하는 연구를 바탕으로 각 오가노이드에 다른 방광암 치료제의 효능에 대한 차이 등을 평가하며 잉크젯 바이오프린팅의 우수함을 입증해왔다.
정 교수의 이러한 연구는 바이오프린팅 기법을 통해 방광암 모델을 제작하고 각 모델에 따른 암의 이질성을 평가, 분석해 미래 개인맞춤형 정밀 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큰 의미를 남긴다.
정 교수는 "잉크젯 바이오 프린터는 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세포를 다 프린팅 할 수 있으며 각각의 세포 하나하나를 아주 빠른 속도로 정확하게 원하는 곳에 패턴화 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라면서 "무엇보다 우리기술로 만든 방광암 오가노이드가 실제 환자 암조직의 특징을 모사했다는 것과 인간 체내에서 실험할 수가 없는 다양한 실험을 체외에서 진행할 수 있다는 데에 큰 강점을 갖는다"고 말했다.
POSTECH에는 3D 바이오프린팅의 선구자인 조동우 교수를 비롯해 이 분야의 여러 전문가가 함께 모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어느 분야의 연구든 한 연구그룹이 모든 난제를 다 해결할 수는 없다.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생물학, 조직공학, 기계공학, 재료공학, 전자공학 등의 많은 지식과 기술들의 융합이 필요하다. 특히, POSTECH은 학문 분야 간 장벽이 낮아 융합적인 연구를 하기에 아주 적합한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여러 훌륭한 연구자들이 한 곳에서 함께 연구하며 많은 시너지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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